LH ‘매입임대’ 역대급 인기
청년 대상 경쟁력 무려 90대1
월세 오르고 전세금리 부담에
민간전세 기피 분위기 뚜렷해
보증금 안전한 공공임대 쏠려
올해 첫 서울지역 청년 매입임대 모집에 사상 최대인 3만9000여명이 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 속 여전히 높은 월세 가격과 전세사기 우려에 따른 민간 임차 기피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분양 아파트 고가 매입 논란이 있었던 칸타빌 수유팰리스에도 1000여명이 몰렸다.
6일 본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023년 1차 청년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5일 마감) 결과를 집계해본 결과, 432가구가 공급된 서울지역에만 총 3만9264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H가 청년 매입임대주택을 분기별로 모아 연 4차례씩 공급하기 시작한 2021년 이래 최대 규모다. 여태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던 차수는 3만2968명이 접수한 2022년 3차 모집으로, 이번 회차엔 당시보다 6656명(20.2%)이 더 많았다.
고금리기조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과 높은 월세가격이 청년들을 공공임대로 몰아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월세가격은 최근 들어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가격은 62만8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1월(62만9000원)에 비해 조금 내렸으나 2년 전(55만8000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세대출 금리도 최근 하항세지만 여전히 연 3.94~5.21%(3월 말 기준)로 큰 부담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변 시세의 40~50% 수준인 청년 매입임대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에 민간 주택 임차를 기피하는 심리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께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공공임대주택의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LH 등이 운영하는 공공임대는 보증금을 떼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당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직후 진행된 2022년 4차 모집에선 서울지역 단 50가구에 2만903명이 몰려 418.1대1이라는 역대 최고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LH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이번에 역대 최대 물량(432가구)을 공급하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최근 전세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가운데, 공공이 직접 운영·관리하는 매입임대주택은 저렴한 임대조건에 안정적으로 거주 가능한 장점이 있어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가 늘어난 만큼, 매입과 공급을 늘려 적기에 많은 수요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 주택은 광진구 자양동 안틸리아자양(오피스텔·전용면적 25㎡)으로, 28실에 5275명이 접수했다. 임대료는 2·3순위(월평균소득 100% 이하) 기준 보증금 200만원에 월임대료 약 53만원이다. 인근 한 오피스텔 전용 21㎡의 호가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9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 절반 수준이다. 영등포구 여의도 써밋(다세대주택·전용면적 18㎡)은 단 한 가구에 673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번 모집분에는 올초 ‘고가 매입’ 논란을 야기한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도 포함돼있었다. LH가 준공 후 미분양 상태이던 36가구를 매입한 것을 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 돈이면 이 가격에 안 산다”며 일침을 놓았던 아파트다. 메입 전량(36가구)이 청년 매입임대주택으로 나왔는데, 총 1593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44.3대1로 서울 전체 평균(90.9대1)엔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전용면적 19㎡) 위주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민간 공동주택을 매입해 청년층(19~39세)에 주변 시세의 40~50% 수준으로 임대하는 공공주택이다. 주로 다세대주택(빌라)과 오피스텔 위주지만 미분양 아파트도 일부 매입해 공급한다.
-매경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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