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주변 고층 주상복합
대형 중심 전년보다 더 올라
젊은 문화·쇼핑 유행 주도
상가·오피스 공실률도 낮아
젊은 문화·쇼핑 유행 주도
상가·오피스 공실률도 낮아
지난 17일 오후 찾은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일대는 평일 낮에도 방문객이 북적였다. 이른바 '힙플'로 꼽히는 식당은 점심시간을 한참 넘긴 오후 3시에도 대기 손님이 많았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디올의 팝업스토어 '디올 성수'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성수동의 부동산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강남불패'에 이어 '성수불패'라는 말까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성수동이 MZ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권이 되면서 주거뿐 아니라 상업·오피스 시장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23일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 공개된 성수동 지역의 고급 아파트 공시가격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이 17.3%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성수동 상업용 땅값 역시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를 뚫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76년 준공된 성수이로16길 소재 대지면적 약 606㎡(연면적 955㎡)인 상가건물은 지난달 312억3274만원에 거래됐다. 땅값만 3.3㎡당 1억7049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근 성수동1·2가 땅값은 뚝섬역사거리에서 서울숲역·성수역까지 이어지는 대로변은 3.3㎡당 2억원, 이면 지역은 1억6000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토지·건물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해 실거래가 기준 성수동1·2가 상업·업무시설의 평균 땅값은 3.3㎡당 1억2863만원이었다. 2021년 평균 땅값은 3.3㎡당 8859만원으로 1년 만에 약 45% 상승한 것이다. 2018년(4490만원)과 비교하면 186% 올랐다.
강남권 주요 지역과 비교하면 지난해 역삼동은 3.3㎡당 1억5027만원, 삼성동은 1억7077만원, 서초동은 1억5303만원이었다. 각 지역의 최근 5년간 땅값 상승률은 역삼동 61%, 삼성동 70%, 서초동 92%였다.
매물이 나와도 매수 대기자가 다수라 경쟁이 붙는 일이 많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근 성수동2가에 대지면적이 약 2000평인 매물이 나왔는데 여러 자산운용사와 시행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성수동 상업용 땅값이 높은 것은 상가 공실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뚝섬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로 서울 전체 상권 평균인 9.1%를 크게 밑돈다. 오피스도 마찬가지다.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성수권역 오피스 공실률은 0.5%로 조사됐다. 3.3㎡당 임대료(전용면적 기준)는 약 26만원으로 전년보다 10~15% 오른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성수동이 각광받는 요인으로 강남 접근성과 문화·업무·주거의 조화를 꼽는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분석실장은 "성수의 가장 큰 강점은 강남과 가깝다는 것"이라며 "판교가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강남과의 접근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경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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