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50년된 여의도 단지들
50~60층 높이 개발 완료땐
국내 최대 ‘마천루村’될 듯
준공 50년 가까이 된 ‘반백살’ 아파트가 많은 서울 여의도 일대에 초고층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들어 새롭게 도입한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을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최고 층수를 50층 이상으로 설계한 주민 제안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려는 움직임이 단지별로 활발하다. 이미 초고층 재건축을 확정지은 여의도 단지가 여럿 나온 것도 경쟁을 높이는 요소다. 대형 건설사들도 이같은 상황에 발맞춰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삼부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지난 1월 아파트 최고 높이를 250m(용적률 500%)로 설계한 정비계획안을 영등포구청에 제출했다. 새로 도입된 신통기획 자문 방식을 적극 활용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는 주민이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먼저 제안하면 서울시가 자문을 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용역을 발주해 직접 신통기획안을 마련하고 민간에 제시하는 것보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삼부아파트가 제안한 최고 높이를 층수로 계산하면 대략 55~56층이 된다. 이 단지가 용적률을 높여 계획안을 마련한 건 최근 서울시가 여의도 노후 아파트의 용도지역을 올려주는 데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여의도를 국제금융특구로 조성하기 위해 주거 중심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꿔주는 분위기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두 단계 올려준 게 대표적이다. 용적률을 최대 600%까지 높일 수 있게 돼 한양아파트는 최고 층수를 54층으로 설계하고 있다. 기존 63빌딩(높이 250m)이나 파크원(333m)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전제로 다양하게 스카이라인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서울시는 금융 중심지에 어울리는 핀테크 스타트업 사무실 등을 공공기여로 받을 계획이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최고 59층 높이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나섰다. 대교아파트는 지난 24일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추진위원회 구성을 정식 승인 받았다. 추진위는 현재 주민기획안을 작성 중에 있다. 최고 59층 높이, 3개동, 1000가구 규모로 짓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부·한양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용도지역을 올리는 걸 전제로 한다. 대교아파트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기획안 작성이 완료되는 대로 서울시에 제출할 것”이라며 “신통기획 자문제도를 활용해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여의도 광장아파트도 신통기획 자문제도를 활용해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장아파트는 지난달 20일 주민기획안을 함께 만들 설계업체를 선정했다. 같은날 주민들의 대표기구인 정비사업위원회도 구성을 완료했다. 정비사업위원회는 정비사업 조합의 대의원회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이미 초고층 재건축을 확정지은 단지들도 후속 절차를 빠르게 밟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달 23일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사업시행자로 공식 지정됐다. 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받은 것이다. 이는 조합설립인가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공작아파트를 최고 49층·582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신통기획안을 확정한 바 있다.
최고 65층까지 재건축이 허용된 시범아파트에선 벌써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하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축하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한양아파트 역시 대형 건설사 7곳으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로 건설하겠다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매경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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