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1000개 중 1.8개만 팔리는 꼴
“고금리에 보유만으로 돈 줄줄 새”
서울 성수동 꼬마빌딩을 매물로 내놓은 김모씨는 1년 가까이 매수자를 못 찾고 있다.
김씨는 “성수동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손님이 곧 나타날것이라는 중개사 말을 믿었는데 이렇게 매수자가 없을 줄 몰랐다”고 했다. 김씨는 “공실은 없지만 금리가 높아져서 갖고 있어도 손해가 난다. 하루빨리 정리하고 싶다”고 했다.
부동산 매매 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거래회전율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건물 거래회전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거래가 안되는 것이다.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전망이 번지면서 아파트, 오피스텔, 건물, 토지까지 부동산 시장 전체에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거래회전율은 2022년 12월 0.18로, 1년전 0.35에서 반 이상 하락했다.
거래회전율은 매매로 소유권이 이전되고 등기까지 완료된 부동산 수를 등기가 유효한 부동산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거래회전율 0.18은 부동산 1000개중 1.8개꼴로 거래됐다는 의미다. 거래회전율이 낮을수록 거래 가능한 부동산에 비해 실제 거래된 부동산이 적다는 뜻으로 그만큼 거래 절벽이라는 얘기다.
아파트, 토지, 건물을 등 부동산 거래회전율 0.18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최악 침체였던 2012~2013년 수준으로 이때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 2012년 1월 거래회전율이 0.19였다. 부동산 장기 침체국면에서도 대부분 달이 0.2는 넘었었다.
그런데 지난해는 지속적으로 거래회전율이 떨어져 0.18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건물은 더 심각하다. 건물 거래회전율은 지난해 1월 0.2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0.11로 절반 내려앉았다. 건물 1000개 중에 1개만 거래된다는 뜻이다. 건물은 개별호수로 등기가 된 집한건물이 아니라 건물 전체로 등기된 부동산을 말한다. 꼬마빌딩 같은 것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등 집한건물 거래회전율도 올초 0.5에서 12월 0.31로 내리막이다. 집합건물은 개별 호수로 등기가 된 아파트 등을 말한다.
급격한 금리 인상 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시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온다는 전망이다. 보통 월세 수익으로 대출 이자를 보전하는 상업용 건물, 꼬마빌딩은 시중 금리가 6%이상 치솟으면서 보유만으로도 ‘적자’인 상태다. 게다가 공실까지 발생하면 타격이 더 크다.
빌딩중개업체 관계자는 “임대료 3%, 잘나오는 곳은 4%가정으로 운영하는데 대출 금리가 6%를 넘어버리니 건물 규모가 클수록 버티기가 힘들다. 그런데 물건을 내놔도 요즘 시장이 워낙 안좋아서 팔리질 않는다. 현금가지고 계신 분들은 (급매 잡기를) 조금 더 기다리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물의 70~80%가까이 대출을 일으켜 매입하는 꼬마빌딩은 2020~2021년 저금리 기조속에서 고소득자, 연예인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리인상 여파로 비용을 견디지 못한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비와 김태희가 보유한 서울 서초동 빌딩도 매물로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2021년 920억원에 매입한 빌딩을 1350억원에 팔려고 내놓았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는 “매물로 내놓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빌딩업계는 “공실과 대출부담이 크지 않겠나. 요즘같은 고금리 시기에 건물은 고위험 투자상품이기때문에 연예인 빌딩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총 6만1577건으로 전년동기(8만3230건) 대비 26% 감소했다.
부동산R114는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 특성상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 매경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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