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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뉴스 수집 Real Estate News(KR)

인구 급감에 고개드는 부동산 비관론

 

“부동산 장기적 우상향” 주장에
“앞으로 반등은 없다” 반론도
저출산 위기에 부동산 전망 엇갈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김호영기자>

내년 초 집을 마련하려고 계획중인 직장인 김모씨(32). 결혼을 앞두고 있던 차 집값이 떨어져서 천안 지역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마침 내년부터 정부가 소득 제한을 없애고 대출 한도를 늘린, 저렴한 대출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한다고 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서 내 집 마련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를 했다. 너희가 은퇴할 때쯤에는 그 집을 사줄 사람도 없을텐데 왜 집을 사냐는 것이었다. 부모님은 “앞으로 너희 시대는 빈집이 남아 돌 것”이라면서 “절대 집을 사지 말라”고 뜯어말렸다.

김씨는 “작년에 집 못 사서 고생한 선배들 보면 실거주 한채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또 부모님 말씀을 듣고 나니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앞으로 부동산 반등이 올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집 사줄 사람이 없다…“집값 반등 없을 것”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명을 밑돕니다. 더욱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단 전망입니다.

저출산이다보니 고령화는 심화됩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중은 2025년 20.6%에서 2035년 30.1%, 2050년 40.1%, 2070년 46.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70년에는 둘 중에 한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뜻입니다.

저출산 흔적은 쉽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당장 서울시는 내년 초등교사 임용 인원을 10년전의 1분의 1로 줄였습니다. ‘요즘 초등학교는 학년당 1~2학급 밖에 없다’는 목격담이 들려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게 심각하다보니 부동산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장기적 우상향’, ‘실거주 한 채는 진리’ 라는 신화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구고령화는 부동산 수요를 떨어뜨릴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는 어쩌다 시작되었나’(강철구 지음)에서 저자는 인구고령화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인 저자는 일본 부동산 시장과 한국을 비교하면서 “무엇보다 은퇴에 따른 소득감소는 주택처분, 역모기지 등 자산유동화 필요성을 증가시켜 주택 수요 증가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대거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부동산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공급보다는 구매수요가 증가해야하고 경제 활동 인구 중 주택수요 인구가 증가해야 주택가격이 상승할텐데, 주택 구매의 핵심층인 35-55세까지의 인구수는 2012년 이후 심각한 수준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데도 여전히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버블이 아니고는 설명이 어렵다.”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 집을 살 의향이 있는 사람이 줄어들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도 뒤따라서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만간 일본과 같은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함께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저자는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를 맞이한 뒤 20여 년을 헤어나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더 이상 가격 상승 유인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라고 했습니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며, 앞으로 지난번과 같은 반등은 없다는 것입니다.

인구수가 아닌 세대수 증가를 봐야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인구수가 아닌 세대수를 봐야한다는 주장입니다.

‘돈되는 아파트, 돈 안되는 아파트’(저자 채상욱)에서 저자는 인구감소에 의한 부동산 가격 하락을 반박합니다. 주택은 인구가 아닌 가구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세대수 증가에 주목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수요를 바라보는 기준이 변해야 한다. 외국인 가구의 증가 늘고 있다. 40~50대 이상의 이혼율이 급증하고 유학과 파견가족 등이 증가하면서, 40대 이상 1인 가구의 급증은 가구 수 증가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 수요가 사회상을 반영하며 급속히 변해가는데도 여전히 인구수는 2030년대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에 하락할 것이라는 박제 같은 전망들이 반복된다.”

일본이 부동산 장기침체를 겪고 있지만 도심쪽은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반박도 나옵니다.

‘부의 본능’(저자 브라운스톤)에서 저자는 인구 감소의 현상을 디테일하게 분석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일본의 경우 동경에서 반경 20킬로미터 안쪽은 집값이 올랐으나 바깥쪽은 하락했다. 인구가 감소해도 도심은 하락폭이 작거나 오히려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 젊은층뿐 아니라 고령자들도 교통 의료 쇼핑등이 편리한 도심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향후 인구감소에 대비한 부동산 투자 전략은 대도시 소형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결국 상가도 소비자를 흡수하는 문화나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되는 곳은 투자전망이 좋다. 반면에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없이 단순히 물건만 파는 상가는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인터넷 쇼핑몰에 밀려나고 말 것이다.”

 

 

- 매부리 이선희기자